1. 주식이 아닌 채권으로 몰리는 자금
경기 침체와 기준금리 인상 완화가 예상되는 올해,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채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12월 펀드평가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채권 상장지수펀드 설정액이 6000억 원 늘었다. 국내 테마형 펀드 중 퇴직연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퇴직연금은 연말 연초와 퇴직금, 성과급 지급 영향에 따라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사실상 새해 들어 채권 ETF에 가장 많은 돈이 투자된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와 해외 주식형 ETF 설정액은 각각 1조, 300억 원 줄었다. 펀드를 유형별로 나눠도 지난 한 주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4000억 원 늘면서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즉 올해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의 부진이 예측되면서 채권시장에 대한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긴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문가들은 장기채를 매수해 미래 매매차익을 얻는 투자전략을 추천했다. 지난해부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므로 금리가 높을때 산 채권을 (채권가격 하락) 금리 하락 시기(채권 가격 상승)에 팔면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신용등급이 양호한 은행채, 카드채, 회사채 등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2. 채권가격과 금리의 역관계
채권가격은 일반적으로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상승한다. 즉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 놓으면 금리 하락 시기 채권가격은 상승하면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올해 금리 인상이 절정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채권가격이 저점이라고 인식하며 앞다퉈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자체는 남아있지만 투자자들은 상승 기조가 마무리 단계에 가깝다고 판단해 채권 매수에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초단기 채권 설정액은 최근 일주일간 1300억 원이나 감소했다. 금리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 가격 변동 폭이 큰 장기채권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달려가고 있다면 현재 높은 금리를 즐기는 투자자들도 있다. 지난해 금리 인상 기조로 이자수익을 쏠쏠히 얻을 수 있었던 단기채가 인기를 끌었다면 전문가들은 올해는 장기채권을 사 두는 것을 추천했다. 미국 긴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금융 시장에 변곡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